문학 20

[리뷰]이기적 유전자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 - YES24 과학을 넘어선 우리 시대의 고전, 『이기적 유전자』 40주년 기념판리처드 도킨스의 ‘새로운 에필로그’ 수록새로운 디자인으로 다시 태어난 세계적 베스트셀러현대 생물학의 새로운 지평을 www.yes24.com 왜 이기적 유전자는 이타적 행동을 하는가? 유전자의 본질은 유전자 풀을 늘리려는 지극히 이기적인 목적을 가진 것임에도, 생물이라는 유전자 기계가 이타적 행동을 하는 이유는 유전자가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마치 컴퓨터 체스 게임 프로그램처럼 미리 정의된 알고리즘 기반의) 프로그래밍 방식을 취한 것이며, 이처럼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결국 게임이론으로 귀결된다는 점은 제법 솔깃하다. 특히 게임이론의 예로 든, 공격적인 매파와 방..

문학/북톡 2022.09.17

[리뷰]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YES24 ‘방송계의 퓰리처상’ 피버디상 수상자 룰루 밀러의사랑과 혼돈, 과학적 집착에 관한 경이롭고도 충격적인 데뷔작!‘방송계의 퓰리처상’으로 불리는 피버디상(Peabody Awards)을 수상한 과학 전 www.yes24.com 는 삶의 의미를 찾아 데이비드 스터 조던이라는 과거 인물의 행적을 따라가며 펼쳐지는 이야기로 흥미로운 사색과 반전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인생은 시간 때우기 이 모든 것은 화자가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대화에서 비롯된다. 이유가 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갑자기 아버지에게 이렇게 물었다. "인생의 의미가 뭐예요?" ...(중략)... "의미는 없어. 신도 없어. 어떤 식으로든 너를 지켜보거나 보살펴주는 신적..

문학/북톡 2022.08.20

[리뷰]단테의 신곡 연옥편

연옥은 희망이다. 연옥은 천주교에만 있는 교리로서 살아 생전에 속죄하지 못한 죄를 씻는, 천국과 지옥 중간 쯤에 해당하는 곳이다. 천국 아니면 지옥 둘 중에 하나만 있다고 생각하면 숨이 턱 막힌다. 죄 없이 죽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 것이며, 그렇다고 어느 정도 죄까지는 봐준다고 하면 그게 어느 정도인지 우리가 어찌 알 것이며, 이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여담으로 파스칼(철학자이자 수학자)은 유명한 에서, 우리가 신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신을 믿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데, 4가지 경우의 수, 즉 신이 존재하지 않는데 신을 믿으면 본전(1)이지만, 신이 존재하는데 신을 믿으면 천국(2)에 간다. 반대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데 신을 믿으면 본전(3)이지만 신이 존..

문학/북톡 2021.06.29

[리뷰]메트로폴리스

메트로폴리스 - YES24 아테네, 로마, 암스테르담, 바그다드, 런던, 파리, 뉴욕…6,000년간 인류 문명을 꽃피운 26개 도시로 떠나는 세계사 대항해- 도시는 어떻게 탄생했으며, 어떻게 인류의 삶을 지배했는가?- 정치, 국 www.yes24.com 메트로폴리스는 시대별로 도시들의 흥망성쇠를 소개하며 인류와 세계의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책이다. 1장 도시의 여명 - 우루크(B.C. 4000~B.C.1900)는 최초의 도시라는 타이틀이 풍기는 신비로운 어감에 걸맞게, 기록과 출처가 흐릿한 길가메시 서사시를 품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6천년 전에 왕을 숭상하는 도시 문명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하지만, 도시의 삶과 자연의 삶을 상징하는 두 사람의 만남과 대립, 융화로 이어지는 구도가 쉽게 이해되고 ..

문학/북톡 2021.06.17

[리뷰]단테의 신곡 지옥편

그 어느 때보다 정의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드는 시절이다. 우리는 양쪽으로 나뉘어 서로를 헐뜯지만 정작 비난 받아야 할 자들은 우리가 싸우도록 선동하고 기만하는 위선자들이다. 오늘, 단테가 지옥의 불구덩이에 쳐박아 버린 그들의 선조들을 다시 떠올려, 그들의 죄 위에 쏟아져 내릴 무서운 고통을 부르고 이 세계의 끝이 모든 것의 끝인 것마냥 파렴치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오만함이 심판 받기만을 바랄 뿐이다. 지옥 우리가 지옥을 상상할 때 두려워지는 것은 선험적인 - 즉,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지옥의 개념과 살아오면서 체득한 고통/공포의 무의식적 연계 때문이 아닐까? 700년도 더 된 단테의 신곡이 여전히 생동감 넘치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것을 읽을 때마다 지금 이 순간의 세계가 새롭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선한 자와..

문학/북톡 2021.05.06

힐링에세이 - 무한 ep4. 불완정성 정리

우리는 연속성과 영원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시간과 신의 속성으로 미뤄둔 채 눈을 감는다. 공간이 한 순간에 펼쳐진 전 우주라고 믿던 우리는 상대성으로 밝혀진 뒤에도 여태껏 시간도 공간처럼 이미 펼쳐진 전 역사로 떠올리지 못한다. 이미 지나 간 시간과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평면으로 펼쳐진 정적인 공간처럼 바라볼 때, 현재는 오직 연속성으로만 이해될 뿐,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칸토어와 괴델 무한 집합과 그 무한 집합의 부분 집합의 크기는 같다는 기괴한 사실을 밝혀 낸 칸토어는 가무한의 시대를 닫고 실무한에 걸음을 내딛으며 안타깝게도 정신병에 걸려 굶어 죽었고 우리의 사고 체계로는 참이지만 결코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있다는 숭고한 사실을 밝혀 낸 괴델은 완전무결한 세계를 꿈꾸던 인류를 겸손하게 만들었지..

문학/에세이 2021.04.25

단편소설 - 기억의 끝

"선생님, 기억은 무한한가요?" 최면에서 깨어난 남자는 의사에게 물었다. "글쎄요,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뇌 어딘가에 기억이 써지는데 아직 연구가 필요한 분야죠. 왜 그런 질문을......?" "최면 중에 무언가를 보았어요." "아마도 잠재된 기억일 거에요. 최면으로 세 살까지 거슬러 올라갔으니까요." "그렇겠죠. 맞아요, 5살 때 우리집, 아빠, 엄마 모두 생생했어요. 좁지만 풍성한 꽃들로 가득한 마당에서 강아지와 뛰어 놀았죠. 아, 그 강아지 이름이 해피였어요. 등 뒤에서 강아지를 향해 '해피, 이리 온!'하고 외치는 엄마의 목소리를 들었죠."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이군요." "네,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정말로요! 그 날, 우리는 마당에서 바베큐를 했어요. 작은 연못이 있었는데...

문학/에세이 2021.04.07

힐링에세이 - 무한 ep3. 실무한

무한히 늘어나는 직선을 떠올릴 수 있을까? 유한한 선분을 끝없이 쪼개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실무한 ​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신의 영역으로 남겨진 실무한에 처음 가까이 다가간 사람은 갈릴레오였다. "살비아티는 모든 정수와 그 제곱수를 1대 1로 대응시키고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정수만큼 많은 제곱수가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애머 액젤, 무한의 신비:수학, 철학, 종교의 만남, (승산, 2002), p68 갈릴레오는 무한의 이산적 discrete형태-무한하면서도 여전히 셀 수 있는 형태-를 언급했다." -애머 액젤, 무한의 신비:수학, 철학, 종교의 만남, (승산, 2002), p72 즉, 갈릴레오는 무한하면서도 셀 수 있는 가산무한집합(혹은 가부번집합)*1을 찾았다. 좀 더 쉬운 ..

문학/에세이 2021.04.07

힐링에세이 - 무한 ep2. 가무한

무한히 늘어나는 직선을 떠올릴 수 있을까? 유한한 선분을 끝없이 쪼개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주어진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면, 영원한 것을 생각할 수 없다. 가무한 ​ 아리스토텔레스가 무한을 가무한*1과 실무한*2을 나누어 인간이 알 수 없는 영역(실무한)을 도려내고자 했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체로 옳은 생각이었는데, 인간의 사유 체계로서는 참이지만 증명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사실이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3로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신을 이해하는 방법은 믿음 뿐.) ​ 앞서 대체로 옳았다는 표현은, 가무한과 실무한을 나누던 경계, 즉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아리스토텔레스와 추종자들이 믿었던 것보다는 더 넓었기 때문인데, 아리스토텔레스도 풀지 못했던 제논의 역설*4이 무한급수로 해결되었을..

문학/에세이 2021.04.07

힐링에세이 - 무한 ep1. 새

※우울감을 떨치기 위해 철학적 문제에 관해 생각해본다. ​ 구름이 잔뜩 끼어 텅 빈 것처럼 보이는 하늘이었다. 저 새들은 언제부터 보였을까, 새들이 처음 목격됐을 때 그 ​크기는 어땠을까? ​ 새들은 무한한 공간 저편에서 시나브로 나타나 유한한 공간을 맴돌다 다시 무한한 공간 저편으로 시나브로 사라졌다. ​ 새들이 어느 순간 얼마큼의 크기로 사라졌는지 말할 수 없지만, 나는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한 너머에 새들이, 또다른 공간이 이어진다고 믿는다. 무한은 안도감이다. 멀리 날아가 버린 새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도 여전히 그 새가 어딘가를 날고 있음을 믿는 것처럼 우리가 사는 공간이 어디에선가 갑자기 끝나버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연속된 공간) 공간 뿐만 아니라, 시간도 마찬가지여서 겪어 온 ..

문학/에세이 2021.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