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4

힐링에세이 - 무한 ep4. 불완정성 정리

우리는 연속성과 영원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시간과 신의 속성으로 미뤄둔 채 눈을 감는다. 공간이 한 순간에 펼쳐진 전 우주라고 믿던 우리는 상대성으로 밝혀진 뒤에도 여태껏 시간도 공간처럼 이미 펼쳐진 전 역사로 떠올리지 못한다. 이미 지나 간 시간과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평면으로 펼쳐진 정적인 공간처럼 바라볼 때, 현재는 오직 연속성으로만 이해될 뿐,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칸토어와 괴델 무한 집합과 그 무한 집합의 부분 집합의 크기는 같다는 기괴한 사실을 밝혀 낸 칸토어는 가무한의 시대를 닫고 실무한에 걸음을 내딛으며 안타깝게도 정신병에 걸려 굶어 죽었고 우리의 사고 체계로는 참이지만 결코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있다는 숭고한 사실을 밝혀 낸 괴델은 완전무결한 세계를 꿈꾸던 인류를 겸손하게 만들었지..

문학/에세이 2021.04.25

힐링에세이 - 무한 ep3. 실무한

무한히 늘어나는 직선을 떠올릴 수 있을까? 유한한 선분을 끝없이 쪼개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실무한 ​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신의 영역으로 남겨진 실무한에 처음 가까이 다가간 사람은 갈릴레오였다. "살비아티는 모든 정수와 그 제곱수를 1대 1로 대응시키고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정수만큼 많은 제곱수가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애머 액젤, 무한의 신비:수학, 철학, 종교의 만남, (승산, 2002), p68 갈릴레오는 무한의 이산적 discrete형태-무한하면서도 여전히 셀 수 있는 형태-를 언급했다." -애머 액젤, 무한의 신비:수학, 철학, 종교의 만남, (승산, 2002), p72 즉, 갈릴레오는 무한하면서도 셀 수 있는 가산무한집합(혹은 가부번집합)*1을 찾았다. 좀 더 쉬운 ..

문학/에세이 2021.04.07

힐링에세이 - 무한 ep2. 가무한

무한히 늘어나는 직선을 떠올릴 수 있을까? 유한한 선분을 끝없이 쪼개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주어진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면, 영원한 것을 생각할 수 없다. 가무한 ​ 아리스토텔레스가 무한을 가무한*1과 실무한*2을 나누어 인간이 알 수 없는 영역(실무한)을 도려내고자 했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체로 옳은 생각이었는데, 인간의 사유 체계로서는 참이지만 증명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사실이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3로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신을 이해하는 방법은 믿음 뿐.) ​ 앞서 대체로 옳았다는 표현은, 가무한과 실무한을 나누던 경계, 즉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아리스토텔레스와 추종자들이 믿었던 것보다는 더 넓었기 때문인데, 아리스토텔레스도 풀지 못했던 제논의 역설*4이 무한급수로 해결되었을..

문학/에세이 2021.04.07

힐링에세이 - 무한 ep1. 새

※우울감을 떨치기 위해 철학적 문제에 관해 생각해본다. ​ 구름이 잔뜩 끼어 텅 빈 것처럼 보이는 하늘이었다. 저 새들은 언제부터 보였을까, 새들이 처음 목격됐을 때 그 ​크기는 어땠을까? ​ 새들은 무한한 공간 저편에서 시나브로 나타나 유한한 공간을 맴돌다 다시 무한한 공간 저편으로 시나브로 사라졌다. ​ 새들이 어느 순간 얼마큼의 크기로 사라졌는지 말할 수 없지만, 나는 내 눈에 보이지 않는 무한 너머에 새들이, 또다른 공간이 이어진다고 믿는다. 무한은 안도감이다. 멀리 날아가 버린 새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도 여전히 그 새가 어딘가를 날고 있음을 믿는 것처럼 우리가 사는 공간이 어디에선가 갑자기 끝나버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연속된 공간) 공간 뿐만 아니라, 시간도 마찬가지여서 겪어 온 ..

문학/에세이 2021.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