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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 ep.4 - 질베르트

스노비즘을 다룬 르그랑댕 이야기 후 마르셀이 가족들과 산책에 나서는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작품 1편의 부제목인 '스완네 집 쪽으로' 난 길과 작품 3편의 부제목인 '게르망트 쪽'으로 난 두 개의 갈림길이 소개된다. 콩브레 주변에서 산책을 하려면 '길'이 두 개 있었는데, 이 두 '길'은 아주 반대 방향에 있어서 (...중략...) 내 소년 시절을 통해 메제글리즈가 이미 더 이상 콩브레 토양과는 닮지 않은 땅의 기복 탓에 멀리 가면 갈수록 시야에서 사라지는 지평선처럼 접근할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면, 게르망트는 현실적이라기보다는 관념적인 것으로, 그 '길'의 종점과도 같은, 적도나 극지방, 혹은 동양처럼 일종의 추상적이고 지리적인 표현이었다. (...중략...) 나는 그 두 길을 서로 다른 두 실체로 간주..

문학/북톡 2022.12.31

[리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 ep.3 - 스노비즘

마들렌과 홍차의 추억 속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레오니 아주머니는 남편이 죽은 뒤 마음을 닫고 점차 자기 방에 침대에만 누워있는 특이한 사람인데, 은둔형 외톨이라기보다는 스스로 죽을 병에 걸렸다고 단정하고 곧 죽을 듯 침대에만 누워있는 사람이다. 언제나 슬픔과 무기력, 병과 고정관념 그리고 신앙심이 뒤섞인 모호한 상태로 자리에 누운 채, ...(중략)... 아주머니는 항상 낮은 소리로 말했는데, 머릿속에 뭔가 깨어져 떠돌아다니는 것이 있어 너무 큰 소리로 말을 하면 그것이 움직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략)... 나는 자주 아주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시는 걸 듣곤 했다. "내가 잠을 자지 않았다는 걸 꼭 기억해야 해." ...(중략)... - 마르셀 프루스트, , 김희영 역, 민음사(2012) p.9..

문학/북톡 2022.12.31

[리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 ep.2 - 마르셀의 부모

어머니의 굿나잇 키스를 받으려고 복도에 서 있다가 아버지에게 들키자, 어머니는 마르셀에게 도망가라고 한다. 마르셀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길래 엄마가 마르셀에게 도망치라고 했을까? 아버지는 '원칙' 같은 것에 구애받는 분이 아니셨고, '사람들의 권리'에도 신경을 쓰는 분이 아니셨기 때문에, 어머니와 할머니가 정한 폭넓은 규약 안에서 내게 허락되었던 사항들을 종종 거절하곤 하셨다. 지극히 우발적인 이유나, 또 어떤 때는 아무 이유도 없이, 내가 약속한 것을 어기지만 않는다면 도저히 금지할 수 없는 그렇게도 일상적이고 습관적인 산책을, 내가 막 나가려는 순간 금지하거나, 조금 전 아래층에서처럼 정해진 시간보다 훨씬 전에 "그만 올라가서 자거라. 잔말 말고."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또한 원칙이 없었기 때문에..

문학/북톡 2022.12.17

Node.js 쉘 실행하기

Node.js 백엔드 서버에서 쉘 스크립트(.sh)나 파이썬 파일(.py)을 실행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봅시다. 컴포넌트 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우선 node.js 프로젝트를 생성하고 필요한 라이브러리를 설치합니다. npm init npm install child_process mqtt yargs 여기서 child_process는 쉘 명령을 실행해주는 라이브러리고 mqtt는 쉘 명령의 결과 즉 콘솔 로그를 서버로 전송하기 위한 MQTT Client입니다. yargs는 커맨드 라인 입력을 처리하기 위한 라이브러리입니다. 이제 메인 코드를 만들어봅시다. const mqtt = require('mqtt'); const logger = (...args) => console.log("[backend] ", ...a..

IT/Node.js 2022.12.10

[리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 ep.1 - 기억

십 수년 전, 프루스트의 를 처음 접했을 때, 방대한 양과 길고 어려운 문장들에 지레 겁먹고, 과연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표현하기 힘든 감정에 빠져 마치 중독된 것처럼 몇 달 동안 작품에 빠져있었다. 아니, 읽었다라는 표현보다 체험했다는 말이 좀 더 어울리는데, 상세하게 묘사된 장면들과 사건들이 1인칭 시점으로 펼쳐지는 동안 끊임없이 내적 독백이 겹쳐지면서, 마침내 내가 생각을 하는 것인지 프루스트가 생각을 하는 것인지마저 혼동이 될 정도였다. 쉽게 비유하자면,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나 '아바타'와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체험(혹은 빙의)의 효과는 내가 사는 세계를 잠시 떠나, (소설이지만 너무나도 사실적인) 프루스트의 세계에 머무르다 오는 것만으로 삶에 초연하게 되..

문학/북톡 202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