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야기 01
이사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수년 전, 도곡 1동으로 이사 올 때도 쉽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훨씬 더 스펙터클하다.
그 혼돈의 여정을 기록하기 앞서 정든 마을, 도곡 1동 이야기를 남겨두자.
도곡 1동은 여전히, 지금 이 순간에도 틈만 나면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저평가> 논쟁이 이어지는 지역이다.
양재역에서 도곡 1동으로 진입하는 길목에 낡은 건물들과 시장 분위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고
대치동 학원가와의 애매한 거리나 강남인데도 학군을 따지며 아쉬워하는 부모들도 있다.
지하철역(양재역)이 조금 더 가깝고 좀 더 규모있는 상가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가장 아쉬운 것은 규모가 큰 아파트 단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도곡 1동은 조용하고 살기 좋은 예쁜 동네다.
특히 방과후 활동으로 높은 만족도를 유지하는 언주초등학교 아이들은 공부에 찌든 대신, 밝고 명랑해 보인다.
우스개 소리로, 압구정에 사는 돈 많은 부모들이 자식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에 치이는 게 싫어서 일부러 언주초를 보낸다는 헛소문도 있었다. '어차피 중학교때 유학 보낼 건데 뭐하러 초등학교 때 빡시게 시켜?' ......물론 믿거나 말거나, 철 지난 카더라 같은 농담이다.
어쨌거나 언주초가 그만큼 좋은 초등학교임에는 틀림없고 동네에 살아본 사람은 다 안다.
도곡 1동의 랜드마크는 도곡쌍용예가아파트였다. "였다"......는 또 다른 논쟁거리일 수 있겠지만, 이 블로그는 나의 일기장 같은 곳이므로...
https://new.land.naver.com/complexes/319?tab=detail&rf=Y
도곡쌍용예가아파트는 동신아파트를 2011년 쌍용건설에서 리모델링한 아파트인데, 이때 일부 주민들은 리모델링에 반대하여 총 다섯 동의 건물이 리모델링되고 나머지 한 동은 재건축되어 도곡한라비발디로 갈라서게 되는데, 101~103동과 104, 105동 사이에 도로가 있어서 단지가 더 작아보일 수 있다.
지하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지상에도 주차 공간이 있어서 아이들이 놀기에 적합하지 않아 보통 104, 105동 앞 놀이터에서 놀거나 주변 다른 아파트 놀이터를 왔다갔다하기도 한다. 어차피 이 동네 아이들은 거의 다 언주초 학생이며 친구들이자 주민들이다 보니, 사실 아이들의 놀이터는 모든 아파트들의 놀이터라고 할 수 있겠다.
단지 내로 들어서면 103동 앞 경비실부터 101동으로 가는 오솔길(?)이 있는데 동신아파트 때부터 있던 높디높은 나무들과 잘 꾸며진 정원은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단언코 도곡 1동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내부로 들어서면 지하주차장과 1층 사이에 필로티 구조의 M층이 있어서 세대별 작은 창고가 있고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 작은 창고는 참으로 유용한데, 선풍기나 크리스마스 트리 같이 잠깐씩 쓰는 물품들을 보관하기 딱이다. 다만, 여름이나 겨울에 습기가 찰 수 있어서 습도에 취약한 물건을 보관하지 말아야 한다. 엘리베이터는 좁은 편이라 이사할 때나 큰 가구를 나를 때는 사다리차를 사용해야 한다. 이제, 집 안으로 들어가 보자.
도곡쌍용예가아파트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은 40평 구조이다. 리모델링을 하다 보니 40평이라는 타이틀에 비해 마루가 좁고 길죽한 복도 끝에 작은 방 3개가 있는데, 이 구조에서 호불호가 갈린다. 호는 세대분리형으로, 부모님과 함께 지낼 때 세대를 나눠 덜 마주침으로써 덜 싸우고...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던 덜 불편하기 때문에 서로 좋은 점이 있다.
-다음편에 계속-